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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s

* 게임개발 경력이 없는 1인 개발자, 유니티 어셋 활용 과정에서 물리연산 버그 다수 발생

* 처음부터 "병맛", "코믹한" 게임을 지향하여 물리연산 버그가 치명적인 이슈가 되지 않고 오히려 화젯거리가 됨

* 결점을 기술적으로 해결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결점들을 컨셉과 매력으로 포장하거나 덮어씌우는 현실적 접근법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물리연산 관련 버그에 대응하는 과정이었죠. 특히 물리연산과 관련된 버그는 그 정도가 심해서, 벽이 빠지거나 바닥이 뚫리는 일이 많았어요.

다행인 것은 사슴 시뮬레이터가 원래부터 '병맛게임'으로 알려져서 그런 버그들로 크게 욕을 먹지는 않을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만약 진지한 게임이었다면 정말 마음이 꺾일 정도로 상처받지 않았을까 싶어요.

소규모 인디 개발 환경에서 '명작'을 목표로 하는 것은 사실상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결점이 있다고 해도 그것을 웃돌 수 있을 정도의 큰 매력을 최대한 담아낸다면, '인디 게임'으로서는 개인적으로 만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아아아아슴' 게임 개발자가 말하는 일본의 인디

'외길 시리즈'에서는 급변하는 세태와 외부 환경에 굴하지 않고, 오직 자신들의 철학에 의거하여 우직하게 외길을 걷는 국내외 게임 개발사들을 만나봅니다. 이번에도 '동인 게임'의 하위 분류

www.inven.co.kr

 

Q. 지금의 지비에 게임즈를 있게 해준 대표작, '사슴 시뮬레이터' 속 목이 늘어나는 사슴의 이미지는 어떻게 떠올리게 됐나요?

 

- 처음에는 기린의 목을 뻗는 퍼즐 게임을 생각했습니다. 길이가 다른 나뭇조각을 옮기는 퍼즐의 변형으로 기린 버전을 만들면 재밌겠다고 생각했죠. 이를 위해 기린의 3D 모델을 찾기 시작했는데, 귀여운 기린 모델이 없었기 때문에 '사슴'으로 대용한 것이 사슴 시뮬레이터의 시작이었습니다. 이후 사슴 모델의 에셋을 개조해서 목을 뻗을 수 있게 하면 마치 로프 액션처럼 즐길 수 있겠다는 생각이 이어졌고, 지금의 형태에 이르게 됩니다.

 

Q. 같은 장르의 비슷한 예시로 '염소 시뮬레이터'가 있죠. 해당 작품과 차별화를 만드는 과정에서도 고민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 개발 당시에도 해당 부분에 상당한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예를 들어 '염소 시뮬레이터' 속 염소는 항상 무적인데요. 사슴 시뮬레이터에서는 '체력' 개념을 추가하여 게임 오버가 발생할 수 있도록 하고, 더 극적인 연출을 위해 '보스전'을 넣는 등 시뮬레이션 게임보다 액션게임에 더 가깝게 만들었습니다. 사슴이 거리를 엉망으로 만들면 경찰이 출동하고, 경찰을 포함하여 플레이어와 대적하는 적들이 모두 동물인 점도 차별화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Q. '사슴 시뮬레이터'는 크라우드 펀딩에서 크게 성공한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당시 게임을 알리기 위해 어떤 방법을 사용했는지, 특별한 '펀딩 성공 노하우'가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 트위터의 영향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트위터를 통해 개발 중인 게임의 동영상이 화제가 된 적이 있어서 크라우드 펀딩을 시작하기 전부터 관심을 가지고 있던 팔로워들이 많이 모여주었습니다. 크라우드 펀딩은 초반에 알려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므로 어느 정도 팔로워가 모여있는 상태에서 시작하지 않으면 목표를 달성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사슴 시뮬레이터의 경우 일본의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인 '캠프파이어(CAMPFIRE)'를 통해 진행했는데, 어느 정도 페이지를 완성한 단계에서 운영자에게 문의를 드렸더니, 매우 꼼꼼하게 여러 가지 조언을 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만약 자신의 첫 번째 크라우드 펀딩 도전이라면, 모르는 것을 운영자에게 모두 문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당시 배웠던 노하우로는 최상단의 소개 이미지에 문자를 넣는 것, 검색을 의식한 타이틀로 할 것, 그리고 펀딩 개시 시간은 가능하다면 월말, 20시에서 22시 사이로 할 것 등이 있습니다. 문자를 넣는 이유는 펀딩 페이지 내에 아무리 예쁜 이미지를 많이 넣었어도 최상단의 이미지만 돌아다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고, 시간을 특정하는 이유는 직장인 게이머들의 소비 심리가 느슨해지기 쉬운 월급날에 진입하기 위해서입니다.

개인적으로 신경을 많이 쓴 것은 '가격 설정' 부분입니다. 여유 있는 가격 설정을 하지 않으면 쉽게 적자가 되어버리므로, 스프레드 시트를 노려보며 후원자들이 아슬아슬하게 구매해줄 수 있을 법한 가격설정을 계속 검토했습니다. 이외에도 제가 크라우드 펀딩 당시에 했던 모든 과정과 노하우를 노트 사이트에 정리해두었으니, 현재 크라우드 펀딩을 준비하고 있다면 한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Q.'1인 개발자'로서 자신의 게임을 정식으로 출시하기까지 어려운 일이 많이 있었을 것 같습니다. 난관에 봉착했을 때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었는지, 그 과정과 방법이 궁금합니다.

- 가장 어려웠던 순간은 물리연산 관련 버그에 대응하는 과정이었죠. 저는 게임회사에 취직해본 적도 없는 초보 개발자였기에, 사슴의 움직임은 유니티 엔진의 에셋을 조합해서 개발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버그가 발생하면 그 원인을 판명하기까지 항상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특히 물리연산과 관련된 버그는 그 정도가 심해서, 벽이 빠지거나 바닥이 뚫리는 일이 많았어요. 전세계의 유저들로부터 버그 리포트가 쏟아져 들어오는데, 관련 버그는 딱히 해석이 없어도 무슨 문제를 토로하고 있는지 알겠더라고요(쓴웃음). 다행인 것은 사슴 시뮬레이터가 원래부터 '병맛게임'으로 알려져서 그런 버그들로 크게 욕을 먹지는 않을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만약 진지한 게임이었다면 정말 마음이 꺾일 정도로 상처받지 않았을까 싶어요.

 

 

Q. 꽤 엄격한 구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일본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인디 게임'이란 어떤 모습일까요?

- 일본에는 유튜버나 버튜버 등 게임 실황을 하는 이들이 많기에, 실황 방송에 적합한 게임이 확산이 빠르고, 잘 팔린다는 인식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Getting Over it' 같은 게임이죠. 스트리머가 실패하는 순간이면 게임을 하는 이도, 보는 이도 누구나 함께 소리치게 되거든요(웃음). 사슴 게임도 실황하기 쉬운 게임을 목표로 개발했죠.

이외에도 '애니메이션의 나라'로 불리는 만큼, 캐릭터성이 살아있는 게임이 일본에서 성공하기 쉬울지도 모릅니다. 인디 개발사 에델바이스에서 제작한 '천수의 사쿠나히메'는 매력적인 캐릭터성과 쌀을 키운다는, 그야말로 인디가 아니라면 볼 수 없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SNS에서 큰 호평을 받은 바 있습니다.

 

 

Q. 인디 게임을 대충 만든 간단한 게임, 나아가 '쿠소게(クソゲー)'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죠. 이런 평가와 인식을 넘어 '명작'으로 기억되는 인디 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요?

- 해마다 재미있는 게임들이 계속 늘어나기만 하기 때문에, 더이상 보통 재미있는 게임으로는 누군가의 기억에 남기 어렵습니다. 정말 어려운 환경이죠. '명작'이라고 불릴 수 있는 게임들은 어느 부분에서도 특별한 결점이 없는 훌륭한 게임들뿐이므로, 소규모 인디 개발 환경에서 '명작'을 목표로 하는 것은 사실상 비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결점이 있다고 해도 그것을 웃돌 수 있을 정도의 큰 매력을 최대한 담아낸다면, '인디 게임'으로서는 개인적으로 만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결점을 개선하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말이죠. 이렇게 다른 게임들이 쫓아올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한 매력을 강조한 게임을 만든다면, 적어도 '쿠소게'라고 불릴 일은 없을 거에요. 스스로 말해놓고도 너무 뻔한 이야기라, 괜히 귀가 아파지는 이야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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